[Giving] 24.04.27 주일학교 만들기 교리 - 열매와 성취 - 제작
Apr 27, 2024 | Jun 22, 2024
| Ryoon.With.Wisdomtrees
4월 27일 초등부 전체 만들기 교리 첫 데뷔.
보통 지금까지 만들기 교리 레퍼런스를 보니 해당 월의 성월관련주제로 교리 기획을 짜던데, 내가 담당이었던 4월은 성월이 따로 없는지라 뭘 하면 좋을지 쫌 고민해야 됐다. 그러다 교리가 진행될 4월 27일의 주 성경 내용이 아래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한 15, 1 - 8
나는 포도 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드래프트 부터 직접 그려가며 기획에 착수했다.

1. 제작 배경
열매는 그저 마냥 신께 바라기만 한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스스로 노력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그와 관련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리를 짜고 싶었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스스로 주도하는 작은 성취와 그 과정 자체에서 오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존중하고 즐거이, 열렬히, 성실히 일구어 나가는 보람을 느끼는 법’을 일찍 깨우칠수록 타인의 시선과 외부의 인정만을 위한 생이 아닌 자기 자신의 생을 살아가게 되고, 비교적 인생에서 짊어지게 될 자기만의 십자가(짐)를 잘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아니까.
누군가의 인정과 시선을 위하여, 나 아닌 타인 또는 외부 세계의 인정과 선망을 위해서 인생을 살아 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자신의 짐이 본질적 알맹이보다 몇만 배처럼 부풀려서 느껴지기 쉽다는 것을 아니까. 그러다 보면 자기 인생의 짐 자루에 ‘이렇게 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이게 좋은 거고, 이거 아니면 절대 안 돼’라는 생각으로 인해 자기 스스로 집어넣어 둔 돌들로 가득 찬 채 인생을 살아 나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니까. 그로 인해 짊어지지 않아도 됐을 결과적인 무력감을 느끼고 겪지 않아도 될 무력의 세계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것을 나와 남과 시대에서 접한 여러 생을 통해 배웠으니까.
2. 1차 드래프트 제안
- 만들기 활동 주제: 주님 안에서 나라는 가지가 맺을 열매(목표) 세우기
- 4월 28일 미사 내용: 농부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참된 포도나무의 가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성실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면서 새로운 인류의 맏이가 되어, 성덕과 평화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성령의 은혜를 청합시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주문해야 될 물품: a1사이즈 전지( 제가 나무와 가지&잎 있는 포도나무 그려서 준비해 둘 예정), 양면테이프(애들이 포도송이열매 쉽게 붙일 수 있게),
- 열매에 적을 내용: 30~60일(습관형성이 이루어지는 기간) 이내에 이루고 싶은 내가 원하는 나만의 열매작성해보기
- 예시: 나는 000을 0000안에 이룰것이다. 이를 통하여 내가 궁극적으로 얻고싶은 가치는 000이다. 나는 000를 하는 이 과정을 통해 0000를 얻게된다. 이 여정에 000쌤이 같이 응원하며 나를 지켜봐주신다.
3. 1차 드래프트용 key-visual & 액션 플로우 제안




- 플로우
⇒ 선생님 인원당 5명씩. 아이들과 자잘한 스몰토크하면서 자연스러운 라포 형성. 이루고싶은 각자의 목표들 나누며 친해짐.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름도 익힘.
⇒ 우리는 서로의 든든한 열매 응원메이트. 서로의 열매를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언급
⇒ 못 이뤄도 상관 없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크다고 격려.
⇒ 이루고 싶을 열매의 결실은 절대 거창한것이 아니게 적게 격려.
구체적으로 실현가능하고, 작고, 본인에게 재밌고, 본인에게 유용하고, 본인에게 성취감과 기쁨이 되는 것으로 적으라고 권유. 거창할수록 망함.
⇒ 열매는 성당에 걸고, 열매노하우 카드는 집에가져가서 지갑에 두던 책상앞에 두던 이루고 싶은 열매라는 목표를 자주 보게 할 것.
⇒ 우리 주 하느님 아버지 뿐 아니라 열매 응원 메이트 쌤이 같이 함께 지켜봐주고 계신다는 것을 인지 시킬 것(애들은 선생님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인지가 들어야 뭐라도 함)
- 액션플로우 ⇒ - 각자 자기 포도나무 색깔 칠하고, 문장으로 적고 열매, 그림으로 그림& 열매노하우카드도 작성. - 완성 되면, 선생님들한테 가져감. 선생님은 열매와 카드에 선생님들 이름적고 응원해 줌. - 그러면서 열매를 붙일 수 있는 양면테이프 줌. 그거 받은 애들은 자기 열매 붙일 수 있음. - 받은 카드는 가져가서 집에서 수시로 확인하며 열매를 잘 책임지고 일구어나가라고 응원.
4. 그리고, 최종 만들기 교리용 제작아이템
4-1. 열매카드
- 나는 원래부터 나의 뇌 속에 상상하고 설계한 세계를 현실세계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물질로 만드는 작업을 좋아한다. 아직 습관 형성을 어떻게 해 나아가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자신들의 열매라는 목표를 셋팅하고 성취하게 할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며 작업했다.
- 그래서 아이들이 집에 가져가서 책상 앞이던 어디든 두고 수시로 보기에도 시각적으로 괜찮게 제작하려 했다. 그림의 전반적인 느낌은 Canvar에서 그 reference를 얻었고, “열매” 작성이니만큼 Key visual은 열매와 해당 성경 구절로 적용했다.

위의 그림이 되기 위하여… 아래의 과정을 진행하며 한 땀 한 땀 최적의 배치가 뭘까 구성하고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 난 역시 창작, 기획, 브랜딩, 제안, 플로우 설계등의 작업이 좋다. 가시적인 비쥬얼로 제안하는 것도 좋고.

4-2. 교리교안 / 대본
- 처음 진행을 맡은 전체 초등부 대상 만들기 교리이기도 하고, 내가 성경을 잘 모르는 이슈도 있어서 그 점이 교안 작성에서의 유일한 애로사항이었다. 해당하는 성경 구절과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잘 연결할 수 있는지가 고민이었는데, 결국 내 안의 경험에서 나온 언어를 적는 것이 제일 진실되게 전달될 것 같았다.
- 그래서 보통의 교리 대본에 비해 성경과 관련된 내용은 별로 없다. 대본이 준비돼야 한다는 사실을 토요일에야 알게 돼서 급하게 30분 만에 휘갈겨 쓴 대본인지라 오타투성이지만…껄껄. 이를 바탕으로 다음에 더 잘하자.




5. 회고



- 아쉬움도 남아서 다음에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교리였다. 역시 광고회사에 다닐 때도, 작년에 다니던 회사에서 사업 방향성 - 피벗팅에 대한 경쟁제안 때도 언제나 무언가를 상대에게 설득하려 할 때 반드시 지키려 하는 진리가 있다. “초등학생이 봐도 바로 이해될 만큼 직관적이고 알기 쉽고 그 흐름이 명확할 것.” 음… 물론 내 의도대로 활동을 진행한 또래보다 기민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3~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교리는 교리의 난이도가 그 타겟층의 이해도에 완벽하게 적합하지는 않았던 교리였다고 느끼게 됐다. 정확히는 내 의도대로 완료되지는 못했던 교리였다. 물론 아이들은 주일학교 친구들이랑 그냥저냥 즐겁게 열매도 만들고 간식도 먹고 즐겁게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고 잘 즐기다가 가긴 했지만.
- 그렇지만 제일 안타까웠던 부분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없다는 거였다. 아이들과 나는 나이 차이가 족히 20살이 나는데, 아직도 아이들이 내가 20년 전에 받은 한국식 정답 사회적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찔했다. “수학 80점 맞기 - 이런게 아니라, 네가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것을 적으면 돼. 거창할 필요가 없어.”라고 말해도 자꾸만 어떻게 해야 “정답”인지 묻더라. 요즘 초등학교 교육과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들은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알지 못하면서도, 선생님이 바라는 모범답안이 무엇인지는 궁금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20년 전의 나와 내 동년배들의 모습과 같았다.
- 이제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우리나라는 집단주의적 면모만 있기보다는 개개인의 각기 다른 개성을 조금 더 잘 존중할 줄 알고 그로 인해 나 아닌 타인과도 잘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유행도 어느 한 거대한 흐름만 있기보다는 수십 개의 유행이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고 마케팅도 어느 하나의 채널로만 퉁치기 보다는 다각화로 진행된 지 오래됐으니까. 멜론 TOP 100 - 1등이나 올림픽 - 금메달만 가치 있다고 여기는 시대적 사고가 서서히 종결되어 가고 개인이 각자 자기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아름다움과 기쁨을 존중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 지피티와 AI의 시대이기도 하고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고 가치를 찾아가고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한 시대인데 그냥 참… 뭔가 복잡미묘한 생각이 들었던 일요일이었다. 물론 내가 또 너무 진지하게 나의 관점으로 애들을 보면서 “pray for 아가쨩들 ㅠㅠ” 이러는 것 일수도 있지만. 그냥 뭐… 애들이 심각할 것 없이 그냥저냥이라도 즐거웠으면 된 거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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