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9월의 책임, 10월의 존중, 11월의 용서 대하여

Dec 15, 2023 | Jun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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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on.With.Wisdom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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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의 책임.
고통과 시련이라는 껍질 안에 발전과 성장과 귀한 은총이 담겨있다. 그러한 나의 십자가를 이제는 잘 기꺼이 책임지며 나아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십자가를 진다는 말의 라틴 어원은 지는 게 아니라 “차지하다”라는 것. 누군가로부터 짊어지게 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주체가 돼서 스스로 차지하는 고통과 슬픔과 영광과 기쁨과 배움과 경험의 총체를 이제는 알게 됐다. 자신의 생이지만 나 자신의 생을 책임지는 것을 어려워하던 세월 너머로 이제는, 이제야 차지하며 나아가게 됐다.
  • 10월의 존중
자신이 자신 스스로에게 하는 최선의 대접이 구운 식빵이라면. 나에게 그러하듯 세상에 그렇게 식빵을 대접하면 관록이 있고 관용이 있는 현자들은 - 이것이 이 사람의 최선임을 알아봐 주며 같이 기뻐하고 괜찮아 할 수 있는 - 마르고 타버린 식빵조차 기꺼이 너그러이 포용해 주지만, 이 사회에는 그렇지 않은 자들이 조금 더 대다수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눈앞에 있는 정성껏 차려진 프렌치토스트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쉬이 나에게 대접하는 나에 대한 기본이라면, 나 또한 상대에게 그 프렌치토스트와 같이 대접할 수 있다. 교리 시간에 배운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 안에서 깨달은 그것. ‘여러분은 정말 자신을 잘 사랑하고 계시냐,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시냐, 나 자신의 잘나고 겉으로 드러나는 점뿐만 아니라 여리고 부족한 부분 또한 사랑하는 것이 참된 사랑이다’라는 말. 나는 사랑 안에는 여러 가치가 있고 사랑은 여러 갈래로 해석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사랑이든 건강한 사랑 안에는 존중이 베이스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잘 존중하며 나의 명과 암, 좋음과 열등과 여린 부분을 모두 잘 존중할 수 있어야 - 그와 같이 - 나 자신을 존중하는 것과 같이 상대도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야기.
결국 내가 사랑하는 나의 연대를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잘 사랑(존중)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나의 마음이 가난하면 베풀 수 있는 사랑 또한 가난할 수밖에 없다. 일순간에 부유해지기는 어렵다. 사랑도 노력이며 결실이다.
  • 11월의 용서
살아가면서 겉잡을 수없이 분노하고 미워하게 되는 누군가와 또 그런 상황에 있는 나를 볼 때,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를 돌이켜보게 된다.
 
‘나는 안 그랬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라는 생각 또는 ‘나는 안 그랬으니 당신도 응당 안 그래야지’라는 생각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을 조금 더 타고 들어가다 보면 분노하고 미워하게 되는 부분에 대하여 과거에 나에게 내가 용서하고 이해하지 않은, 너그럽지 않았고 관대하지 않았던 부분 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구몬 학습지 그냥 베껴서 숙제 내는 초등학생들 보면 이제는 화가 나기 보다는 이해가 가서 웃기기도 하고… 한 창 그럴 때지 -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동시에 내가 그 부분에 한정해서는, 아직 과거의 나 자신으로부터 졸업하지 못했구나 - 라는 것 또한 알게 된다. 그러나 알게 된 그 순간, 졸업할 수 있게 되고 인생의 다음 관문으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넘어 내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내가 나를 용서해야 진입 할 수 있는 인생의 다음 단계이다. 내가 여전히 나에게 그렇지 않다면 나 또한 상대가 그렇지 않을 때 관대하고 너그럽게 용서할 수 없다.
 
나를 방임하고 그냥저냥 살게 하는 것과 나에게 관대하고 너그러운 아량을 베푸는 것은 다른 이치다. 누군가를 잘 용서한다는 것 또한 나 자신이 지나온 과거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됐을 때 조금은 수월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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