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경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Nov 3, 2021 | Jun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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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on.With.Wisdom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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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퇴사 이후의 첫 여행이었다.
미루고 미루다 역시 혼자서는 아니고 친한 동생이랑 다녀왔다.
다음에는 혼자서도 척척 가는 사람이 되려 해보아야지. 이번에도 동생이 같이 가자 안 했으면 퇴사후에 아예 여행 안갔을지도... 다음에는 먼저 여행가자 제시하거나 아니면 혼자서도 떠날(사실 떠나는 그 수행능력은 있다).. 안 게을러하고 안 귀찮아하고 혼자 착착 해보려 해야지. 그런데 누군가랑 안가면 나는 한 없이 늘어지는 걸 ㅜ_ㅠ,,, 딱히 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게 없어서뤼...허허.
2. 어렸을때는 여행을 굳이 굳이 꼭 시간을 쪼개고 내 에너지를 빼서, 체력을 보충해가며 찾아다니지 않았다. 20대 내내 그랬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20대에 내가 간 여행들은 다 누가 같이 가자고 해서 간거였다. 같이 한 여행들은 다 좋았다. 즐겁고. 대부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보내며 추억과 우정을 나누었으니까.
여행에서 내가 주로 취한 건 그거 였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 소중한 관계. 단단 돈독해지는 관계와 추억들. 먼저 가자고 한쪽이 가고 싶어하거나 하고싶어한 것들 또한 대부분 재미있었다.
사실 재미 없는 것들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재밌다. 경주빼고 가장 최근에 간 마지막 여행이 통영 여행이었는데 통영도 역시 그랬다. 한여름에 뚜벅이로 걷는 여행이었지만 충분히 재미있었다. 별로 그렇게 볼거리도 없고 음식이 기깔나게 맛있지두 않았지만 재밌고 행복했다. 2018년에 제일 기억나는게 뭐냐하고 묻는다면 개발학원 다닌거랑 통영여행이라고 하겠다.
3. 아무튼, 이번 여행을 다녀오며 왜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오면 리프레쉬가 된다 했는지 알게됐다. 사람마다 인생의 여정에 있어서 깨닫거나 알아가게 되는 수 많은 종류의 감정, 경험, 깨달음들이 초콜릿이라면 인생 잡화점에는 그런 초콜릿 꾸러미들이 빼곡히 가득차 있을 텐데, 각자 열어보게 되는 초콜릿은 다 다르기 마련이고 그걸 맛보고 깨닫게 되는 시점도 다 다르기 마련일거다.
여행 카테고리에 있어서 '리프레쉬', '충전'상자를 이제서야 열어보았고, 조금이나마 맛 본 느낌이 든다. 내나이 30. 새로 맛보게 되는 것들이 새록새록 꽤 있구나.
퇴사 후 몸도 마음도 점점 회복되고 건강해지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한방이 없었다. 확실히 여행을 다녀오자 생기와 활력이 돋아났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단히 걸으며 오감으로 체험하게 되는 계절감과 공간감. 두 눈에 담는 많은 광경들. 녹진해진 몸으로 귀찮지만 겨우 샤워하고 나서 조금 TV를 보다가 어느새 스르륵 잠이들면 바로 다음날 아침이 된다.
핸드폰을 보며 계속 손가락으로 새로운 것들을 챙겨보다 늦게 자게 되는 나날들과는 다른 밤. 다른 방식으로 스르르 빠지게 되는 잠. 아침 일찍 부터 일어나서 여행에서 보게되는 많은 것들을 맛보고 즐기느라 하루의 체력을 빼곡히 소진하고 잘 씻고 푹자는 2틀이 가능케 하는 건강한 바이오리듬. 오랜만에 겪는 종류의 건강함 이었다.
아마 중학교, 고등학교 때 2박3일로 수련회를 다녀오고 난 후에도 이런 종류의 개운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체험해도 스스로 '인지'하는 데 까지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올해 돼서야 제대로 머릿속에 인지하게 됐지만.
앞으로 다시 취업하더라고 여행을 챙겨 가도록 해야겠다. 출퇴근 하고 회사 다니기도 피곤한데 왜 굳이 사람들은 여행을 꼭 챙겨서 갈까?라고 생각하던 20대가 있었고, 30대의 나는 여행을 총총 챙겨가게 되지 않을 까 싶다.
5. 또, 스스로 깨닫게 된게 있다면 의외로 집순이 성향이 아니라 바깥순이 일지도? 확실히 바깥에서 몸을 쓰니 활력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여행을 떠난 다는 것은 큰 맥락에서 몸을 쓰는 행위에 속해 있다. 계속 걷고, 지도를 보며 머릿속으로 경로를 탐색하고, 잠깐 음식물 섭취하고, 또 걷는.
2박 3일 내내 날씨가 정말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는데, 가을의 따뜻하고 익살스러운 햇살 아래에서 많이 걷고, 잘 먹고, 빨갛고 노랗고 파란 풍경을 보다보면 절로 행복해지게 되는거다. 광합성지수 100프로의 하루하루. 집에 있을 때 느끼는 즐거움과는 또다른 즐거움.
아무튼, 정말이지 귀찮은게 많은 인간이라 여행 다녀온 후 블로깅 같은거 잘 안하지만. 나는 정말 상상초월할 정도로 많은 것을 망각하는 인간인지라, 이렇게 글로 안써두면 여행을 갔다 왔다는 것 조차도 까먹게 될 것 같아서? 적어 둔다.
사람의 몸도 플랫폼과 같아서 바람도 통과하고, 사람도 들었다 나가고, 추억도 들었다 나가고, 자연도 깃들어있다 나간다.
그래서 부정적인 기운이나 불순물들이 있다면, 자주 비워주고 깨끗하게 다듬어주고 좋은것들이 깃들어 있게 해야한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좋은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게 마련이니 ... 사실상 사람의 몸은 계~속 새롭게 가꿔주고 다듬어줘야 하는 편집샵일 수도? 나이가 듬에 따라 컨셉도 달라지고, 전시 하는 물품들도 달라지고, 오고가는 사람들도 바뀌고... 색도 향도 맛도 다 다른...홍홍,,,
이번 여행으로 모든 찌뿌둥함이 가시진 않았겠지만 아주 많이 가셨다.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는 마음과 몸의 에너지가 충전된 느낌이 들었다.
잘 다녀왔다.
[Life] 11.10-11.15 GoogleMap api / 조현철 / 아이유 일기[Life] 15’ 동원글로벌 익스플로러 활동 글 / 사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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