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북토크 / 신논현 데이트 일기

Dec 4, 2023 | Jun 21, 2024
|
Ryoon.With.Wisdomtrees
Ryoon.With.Wisdomtrees
12.02~12.03
이 날은 새벽까지 작업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서, 작업을 하다가 좋아하는 작가님을 처음 대면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하고 혼자또 설레여하며 북토크에 간 날이다. 너무 많은 귀한 문장과, 말씀들과, 장면들이 남았기에 이 북토크에 관한 글은 따로 일상기록으로 또 남겨야하지 싶다.
 
notion image
로메인 상추에 명이나물 + 목살+마늘장아찌 넣고 약간의 된장을 넣는 쌈의 조합이란. 하. 요즘 이 조합으로 3일정도 해먹고 있는데 진짜 최고존엄.
 
 
든든히 먹고 간 북토크에서의 사진기록.
notion image
 
notion image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임에도 글만 읽고 그와의 첫 전화 통화에서 초롱작가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가 뭐라할 새도 없이 문자 그대로 “뿌애앵”하고 울게됐다는 이슬아 작가님.
 
 
현장 북토크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틈틈이 눈물을 훔치곤 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 또한 알게 됐다.
 
 
일부러 어느 순간 부터 마음이 너무 힘들고 무겁게 될 것 같은 작품은 안보게 되는 나였다. 너무 깊이 빠져들어 셀 수 없이 속절없이 동요되고 무너질까봐.
 
 
무언가 사실로서 참혹하거나, 역사로서 잔인하거나, 여전히 바뀌는 것이 없는 현실속에서 슬픈 내용을 다루는 작품을 보더라도 ‘흠 뭐 좋은 작품이었고 이런이런면에서 이런점이 탁월했으며…(중략)’라고 품평하듯 건조하게 바라 보거나 비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부류가 있다.
 
나는 후자 쪽에 좀 더 가깝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슬픔과 분노 등의 후폭풍으로 인해 나의 일상에 지나치게 영향을 줄 것 같은 작품은 겁나고 두려워서 설사 아주 좋은 명작일지라도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을 멀리하게 됐다. 그게 영상이건 글이건 그림이건.
 
그렇게 된 지 좀 오래 됐는데 그래도 궁금했다. 이 책은 호기심이 그 걱정을 이기게 한 책이었다. 그래서 알고 싶어졌고, 이 책의 언어를 만져보고 싶었다.
 
 
역시나 그 책을 읽은 그 날은 중간 중간 하도 우느라 정독하는데만 4시간이 걸렸고, 그 후에도 잔상이 쉽게 떨쳐지지 않아 작업을 오후 9시가 돼서야 시작하게 됐다.
 
그 날 잠자리에 들 무렵 침대에서 ‘하. 그래 좋은 책이지만 역시 너무 힘드네 당분간 또 이런 작품은 나를 위해서 리스트업만 해두고 보거나 읽지 않고 보류해둬야지.’ 라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난 지금은 ‘읽게 돼서 알게 돼서 다행이다. 잘했다. 그만큼 또 확장되고 넓어지게 됐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괴로울지라도 어떤 것은 보고 듣고 읽어야지.
 
 
서울의 봄도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후, 너무 화가나서 온 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났다는 관객들의 간증(?)이 수도 없이 올라오던데… 그래도… 날을 잡아서 봐야할 것 같다.
 
notion image
또 어떤 날은 오리엔탈 드레싱을 듬뿍 넣은 목살 샐러드를. 와구와구.
 
notion image
notion image
 
또 12월이니 만큼 사둔 린트 어드벤트 캘린더를 매일 하나씩 뜯어보고 있는데 초콜릿 퀄리티가 꽤 괜찮다.
 
넘 맛있고요? 기분도 좋고요? 이런 소소한 기쁨들이 군데군데 서려있는 일상으로 나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싶어서 그러는 중이다. 하하.
 
 
그리곤 문득 작업을 하다 이런생각이 들었다.쉬운길이 어디있어 그런 길은 없어. 모두 정성을 다해. 그리고 자신의 생에 진실 되고 진정성있는 삶은 자기 자신에게 복이된다. 오히려 어렵고 정중하고 진정성 있는 길을 걷는 것이 자기 삶에 있어서의 복이자, 은총이자, 선물이다. 젊을 때 레벨 농도 진한 인생을 이루자.
 
12월 4일
어쩌다가 베트남에서 1년간 장기 출장을 하게된 만두와의 저녁데이트.
notion image
notion image
notion image
 
초밥을 먹고 프렌치 토스트를 잘하는 카페를 가서(이정도로 잘 할 줄은 몰랐는데 근 2년 동안 프렌치 토스트 중 가히 최상이었다. 진짜 후회 없는 맛. 16000원 주고 얻은 최상의 경험. 좋은 경험이었다.) 프토와 아아메를 시키곤 각자 작년부터 이어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지게 될지는 미정인(?) 우리의 12월 리츄얼인 서로에게 편지써서 교환하기를 하고, 또 대화도 아주 많이 나눴다.
 
 
3달여 만에 만난 친구는 건강해보였다. 특유의 온화함과 따뜻함, 부드럽고 어진 모습 또한 돌아온듯해 보였다. 돌아가기 싫다고 슬프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건강과 부드러움과 평화를 느꼈다. 친구 또한 건강해진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먼저 친구로부터 그간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육체도 정신, 정서도 많이 건강해진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때의 너는 살기위해서 그런 것 이었을거라고 말해줬다. 최근에 모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있다. 유명한 정신과의사가 나와서 말하기를 사람이 아주 힘든 극한의 상황이 있고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더 큰 자극으로 그것을 눌러주어야 하는데 건강한 방식이 있고 아닌 방식이 있다는 것.
 
 
나는 비우는 것이 능사인줄만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아니더라. 빡세게 운동하기, 퇴근 후 미친듯이 자기개발하기, 미친듯이 약속잡고 사람만나기, 미친듯이 술 마시기, 폭식하기, 배달음식 시켜먹기, 게임하기 등등 더 큰 자극추구의 행태는 여러가지다. 그 유튜브를 보며 아 이래서 우리나라가 왜 그렇게나 술에 관대하고 술문화가 발전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홀로 오롯이 혼자가 돼서 장기간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이 처음이니 만큼 너 자신이 주체가 되어 책임을 지는 그 1년간의 생활이 멀리서보면 너에게 꽤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될 거라고 말해주었다. 나에게 캐나다가 그러했듯 베트남에서의 1년이 너라는 사람을 이루는 수 많은 결 중 또 다른 결로 남게되고, 그 경험속에서 더 깊어지고 선명해지고 유연한 만두가 될 거라고.
 
 
나 또한 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간의 있었던 일들과 나의 올해의 9, 10, 11월에 각각 경험한 책임, 존중, 용서라는 가치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 또한 들려줬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를 이야기를 나누느라 11시쯤 돼서야 헤어지게 됐다. 신논현역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우리는 서로 다시 만나는 내년의 2월까지 부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자는 말을 나눈뒤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한 후 쇼파에 앉아 만두가 준 편지를 읽었다. 그안에 서툴지만 꾹꾹 담은 마음이 담겨있었다.
notion image
 
[Life] 블로그개편 / 트레바리 북클럽 / 은은생일 일기[Life] 11.23-11.30. 견진 / out of 유교 / 자기결정 일기
  뒤로  
기술 로그
사이드 프로젝트
능동적 나눔과 기쁨
생각 조각 모음
독서 노트
독후감
영감 기록